• 최종편집 2021-10-19(화)

[CULTURE] 영감을 일깨우는 커피 한 잔

고흐/고갱의 작품으로 살펴보는 커피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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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21.0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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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빈센트 반 고흐 Portrait of Gauguin, Man in a Red Beret, 1888, Van Gogh Museum, Amsterdam

 

영감을 일깨우는 커피 한 잔

 

집중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조력자,

때로는 새로운 영감을 주는 뮤즈가 되어 준 커피 한 잔, 그리고 카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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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폴 고갱 Portrait of Gauguin, , Man in a Red Beret, 1888, Van Gogh Museum, Amsterdam

 

 

폴 고갱에게 자신감을 준 커피나무

 

서머셋 몸의 소설 달과 6펜스의 실제 주인공으로 알려진 폴 고갱은 서른다섯이라는 늦은 나이에 전업 화가가 됐다. 그때 그는 수습 도선사와 증권거래인으로 일하면서, 덴마크 출신의 여성 메테 소피 카트와 결혼해 다섯 아이까지 두었다.

 

1887, 고갱은 각박한 파리 생활을 청산하고 파나마를 거쳐 카리브해의 작은 섬 마르티니크에 도착하게 된다. 이 섬은 1720년 프랑스 장교 드 클리외가 커피나무 묘목 이식에 성공한 후 중남미의 대표적인 커피 산지가 된 곳이었다. 고갱은 이 섬에서 작품 열대식물을 그리게 된다. 커피나무를 특정한 작품은 아니지만, 고갱은 이 작품을 통해 자신의 정체성을 확인하고 회화에 대한 자신감을 얻게 된다.

 

다시 파리로 돌아와서도 고갱은 열대지방을 그리워하고 동경한다. 물론 이런 마음에 위로가 되어 준 것이 바로 커피였다. 결국 마르티니크 섬에서의 경험이 생애 후반부 태평양의 타히티 섬에서 마지막 예술혼을 불사르는 계기가 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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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빈센트 반 고흐 Still life with coffee pot, dishes and fruit, May 1888. Collection Basil P. and Elise Goulandris, Switzerland

 

고흐가 사랑한 커피 한 잔

 

빈센트 반 고흐는 미술계에서 꽤 유명한 커피 애호가 중 하나다. 평소 음식에는 관심이 없었지만, 유독 커피만큼은 즐겼다고 한다. 프랑스 남부의 아를로 화실을 옮긴 후 가장 먼저 구입한 것이, 커피를 끓이는 도구였다는 사실만 미루어봐도 그가 얼마나 커피에 의지하고 있었는지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고흐가 가장 좋아했던 커피는 세계 3대 아라비카로 꼽히는 예멘 모카 마타리. 주변 사람들은 그와 소통하는 길은 마타리를 마시는 것 밖에 없다라고 말할 정도로 이 커피를 특별하게 여겼다고.

 

고흐는 작품을 그리기 전에 진한 블랙커피를 여러 잔 마셨다고 한다. 아마도 진하게 끓인 커피는 유약했지만, 열정적인 젊은 작가에게 영감을 솟게 하는 에너지원이었을 것이다. 검은색을 전혀 사용하지 않고, 야외 카페의 밤 풍경을 파랑과 초록, 노랑으로 밝고 화려하게 표현한 작품 밤의 카페 테라스에도 그의 심미안이 녹아 있다.

 

1888, 아를에 머물 당시 그린 작품으로 해바라기’, ‘아를의 침실’, ‘아를의 여인등을 비롯한 수많은 작품을 아를에 있는 동안 그렸다. 실제로 고흐는 카페에서 다른 사람들의 초상을 그리기도 하고, 영감을 얻기도 했다.

 

이단아 같은 예술가의 대부분이 그러하듯 고흐 역시 살아생전에는 그 작품성을 인정받지 못했다. 평생 가난하게 살았으며, 말년에는 정신병원에서 힘든 나날을 보냈다. 그러나 결코 그림을 포기하지 않고 마지막까지 창작의 열정을 불태웠다. 그리고 열정적인 고흐의 곁에는 그윽한 향기의 커피가 함께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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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빈센트 반 고흐 Cafés Terrasse at Night, 1888. Kröller-Müller Museum, Otterlo

 

두 천재를 위한 커피, 그리고 카페

 

1888년 고갱이 고흐 동생 테오의 초대로 남프랑스 아를에 오게 되면서, 두 사람이 만나게 된다. 고흐는 고갱의 도착을 기다리면서 카페 드라 가르에 앉아 주인 지누 씨의 부인을 모델로 그림을 그린다. 책을 읽으면서 사색에 잠긴 여인의 모습이 담긴, 이 작품이 바로 아를의 여인이다. 고흐는 1890년 자살할 때까지 지누 부인의 초상화 다섯 점을 연작으로 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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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폴 고갱 Night cafe, Arles, 1888. Pushkin Museum of Fine Art, Moscow, Russia

 

얼마 후 고갱 또한 지누 부인을 모델로 밤의 카페, 아를을 그린다. 같은 모델이지만 서로 다른 느낌의 그림이 그렇게 탄생한다. 고갱의 그림에는 술병이 놓인 탁자에 앉은 지누 부인이 손님들 곁눈 짓으로 살피는 모습이 담겼다. 평소 습관이나 성격이 너무 다른 두 사람이었지만, 카페 드 라 가르에서 커피를 마시면서 많은 시간을 함께 했다. 미술사에서 가장 아름다운 동거로 알려진 이 60일 기간 동안, 두 사람은 40여 점의 그림을 탄생시켰으며, 현재 그 가치는 15억 달러에 달할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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