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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기본값’에 대한 고집, 신창호 바리스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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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21.0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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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폴트벨류, 신창호 바리스타 ⓒCOFFEE BARISTA

 

기본값에 대한 고집, 신창호 바리스타

 

커피를 향한 신창호 바리스타의 고집과 열정을 읽을 수 있는 곳,

카페 디폴트벨류에 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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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FFEE BARISTA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가 시계 토끼를 따라 굴속으로 떼구르르 굴러 떨어지 듯, 화이트 도어를 열고 들어가면 흰색으로 가득한 이상한 세상이 펼쳐진다. 하얀 테이블과 의자, 선인장, 벽돌까지 모두가 하얀색이다. 검은 먼지 한 톨도 용납하지 않을 것 같은 이곳이 바로 이디야커피랩 출신의 신창호 바리스타가 운영하는 카페 디폴트벨류다.

 

기본값이라는 의미의 디폴트벨류는 커피를 만들면서 기본에 충실하겠다는 신창호 바리스타의 의지를 담았다. 매장의 화이트 컬러는 바리스타, 손님, 커피를 부각하기 위한 장치다. 렌즈를 통해 영화 속 한 장면을 클로즈-업 시키면, 사람들이 커피에 대해 가지고 있던 가치관이나 편견, 미사여구들이 하나씩 사라지고, 결국 하얀색만 남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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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FFEE BARISTA

 

국가대표 사이폰 커피의 위엄, 디폴트벨류

 

신창호 바리스타는 최근 국내에 불고 있는 국내 스페셜티 커피의 주류를 형성하고 있는 바리스타 중 한 명이다. 2013 커피인굿스피릿 챔피언, 2015 사이포니스트 챔피언 등 각종 대회에서 수상 경력이 더해지면서 인기를 끌고 있다.

 

국가대표 바리스타가 운영하는 카페답게 차별화된 커피 맛이 눈여겨 봐야 할 요소. 인기 메뉴는 시그니처 라떼와 사이폰으로 추출하는 싱글 오리진 커피다. 특수 열처리로 수분을 제거해 지방 함량을 높인 우유를 넣은 시그니처 라떼는 크리미하고 고소한 풍미를 자랑한다. 2019 국가대표 최종 선발전 레시피를 그대로 활용한 것이라고.

 

사이폰은 증기압을 이용한 추출 방식으로 아래 플라스크의 물이 끓으면 그 압력으로 물이 위로 올라가면서 커피를 추출하는 방식이다. 속도가 빠르고 추출시간도 짧은 편이라, 깔끔한 맛과 함께 원두의 풍부한 향이 잘 표현된다. 원두 본연의 특성이 극대화된다는 장점이 있고, 추출 과정 자체가 화려해 시각적으로도 즐겁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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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FFEE BARISTA

 

디폴트벨류는 어떤 카페인가

커피는 생각보다 트렌드에 민감하다. 다양한 농장에서 이제껏 보지 못한 품종이나 방식, 새로운 정보들이 흘러들어 오는데, 이런 정보들을 빠르게 팔로우해 나가는 바리스타들이 있다. 반면에 기본적인 방식을 지켜서 커피를 만들고, 손님들이 그 커피를 맛있게 즐기는 걸 선호하는 바리스타도 있다. 정답은 없지만, 나는 전자에 속한다고 생각한다. 디폴트벨류의 시그니처 라떼 같은 경우는 2019년 국가대표 최종 선발전에서 선보인 레시피를 그대로 활용했다. 열처리로 수분을 줄인 우유를 사용해 농도나 질감을 일반 라떼와 차별화했다. 레시피를 만들고 대회에서 한번 소개하고 끝나는 게 아니라 실제 매장에서 직접 활용해 보고 손님들의 반응도 확인할 수 있으면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는데, 디폴트벨류 매장이 그 생각을 실현하는 공간인 셈이다.

 

앞으로 선보이고 싶은 메뉴가 있다면 무엇인지 궁금하다

싱글 오리진 커피는 제철 과일처럼 산지마다 수확 시기와 국내 입고 시기가 다르다. 그 향미를 소비자들이 그대로 즐길 수 있다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하고 있다. 향미 가득한 커피와 디저트의 페어링 부분도 생각하고 있는 아이디어 중 하나다. 지금까지 커피에만 집중하고 있었기 때문에 디저트나 사이드 메뉴에 대해서는 파티시에와의 협의가 필요한 부분이다. 파티시에 분과는 지난달부터 함께 일하기 시작했는데 여러 가지 방법을 모색하고 있는 중이다.

 

디폴트벨류 오픈 시기가 코로나와 겹치면서 걱정도 있을 것 같다

회사를 그만두는 시기는 정해져 있었고, 그때 즈음 코로나 이야기가 살짝 들렸다. 그전에도 사스, 신종플루 같은 전염병은 있었기 때문에 매장 인테리어 공사를 한두 달 정도하고 있으면, 금세 끝날 줄 알았다. 그동안 쌓은 인지도 덕분인지 아니면 호기심 덕분인지,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알고 찾아주어서 버틸 수 있었다는 생각이 든다. 물론 오픈 빨도 무시할 수는 없었을 거다. 코로나가 아니었으면 오픈 때 붙은 탄력으로 지금쯤 매출이나 여러 가지 측면에서 안정됐을 텐데 하는 아쉬움도 있다. 반대로 생각해보면 그때 미리 오픈해서 내력을 쌓은 게 도움이 되는 부분도 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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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FFEE BARISTA

 

요즘 가게가 잘 된다는 소문이 들려온다

그런 소문이 돌 만큼은 아닌데(웃음). 알다시피 한동안 홀 영업이 정지되면서 힘들었다. 지금 매장에는 3명의 직원이 있는데, 월급이라도 주려면 더 벌어야 한다. 매장에서의 역할은 직원들에게 일임하고, 교육 파트에 좀 더 집중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지난 달에는 아침에 교육하고 쉬고, 오후에 교육하고 매장에서 일하는, 아주 바쁜 시간을 보냈다. 말하자면 교육으로 벌어서 매장에서 생기는 적자를 메꾸었던 거다. 이렇게나마 빈틈을 메꿀 수 있어서 다행이었지만, 그렇지 않은 가게는 많이 힘들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실제로 매장을 운영해보니 연희동 상권은 어떤 편인가

매장 오픈을 준비하면서 여러 지역을 갔었다. 연남동이나 망원동처럼 요즘 뜬다는 곳도 가 봤는데 일단 너무 카페가 많다는 생각을 했다. 좀 덜 복잡한 느낌의 동네를 원했고 연희동을 보고 여기가 적당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실제로 운영을 해보니 나머지는 다 좋은데, 생각보다 주변에 회사가 많지 않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시기적인 탓도 약간 있는 것 같다. 아직 재택업무나 비대면 수업을 진행하는 탓도 있을 것 같다. 지금 오는 손님들도 강남권보다는 연령층이 낮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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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FFEE BARISTA

 

바리스타 대회 수상 경력이 많다. 무슨 비결이라도 있는가

대회 수상 경력이 실력을 재는 잣대가 되는 건 아니다. 물론 커피를 어느 정도 수준 이상으로 잘한다면 대회에서 상을 받을 수 있는 확률이 높아진다. 대회 참여 경험으로 파악해보자면, 나 같은 경우는 보통 대회 스코어 시트를 연구해본다. 대회마다 약간씩 차이가 있지만, 보통은 항목마다 백 점이 주어지고 각 항목별 점수의 합산으로 성적이 정해진다. 그리고 단순하게 맛있는 커피를 제공한다고 해서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있는 건 아니다. 가장 고민해야 하는 건 좋은 점수를 받는 방법인데, 늘 해오는 것도 새롭게 제시하는 것이 좋다. 예를 들어 원두 20그램을 분쇄한다면, 한꺼번에 분쇄하는 것과 5그램씩 4번에 나누어서 분쇄하는 것에는 차이가 있다. 물론 이 과정을 증명하는 데는 여러 가지 자료가 있어야 한다. 대회가 없을 때, 문득문득 떠오르는 아이디어를 아껴두었다가, 대회에서 활용하는 게 나한테는 도움이 많이 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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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FFEE BARISTA

 

아쉬운 성적 때문에 힘든 적도 있었을 텐데 어떻게 극복하는지 알고 싶다

1등을 하겠다는 목표로 대회에 나가지만, 언제나 상을 받는 것도 아니고 늘 성적이 좋은 것도 아니다. 그나마 순위권에 들면 다행이고, 아예 광탈하는 경우도 있다. 물론 당시에는 정신적인 대미지가 있다. 그렇지만 계속 대회를 나가는 이유 중 하나가 매너리즘때문이다. 쉽게 말해 대회에 나가지 않으면 게을러진다. 작년에는 코로나 이슈로 인해 1년 내내 대회가 없어서 특히나, 일상이 비슷했다. 아침이면 카페에 출근하고, 교육 후 퇴근을 했다. 나는 이번 대회에서 무엇을 보여줄까를 고민하면서 이것저것 찾아보게 되고 저절로 공부가 된다. 2~3달 정도 열심히 준비해서 대회에 나가고 성적이 좋으면 물론 좋고, 나쁘면 나를 리프레시 해주는 기간이었다고 생각해버리는 편이다.

 

앞으로도 대회에 계속 나갈 생각인지

바리스타로 일을 시작할 때 두가지 목표가 있었다. 그중 하나가 WBC 무대에 서보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물론 KNBC 대회에서 1위를 해야겠지만. 다른 하나는 바리스타라는 직업이 너무 박봉이어서 빨리 돈 벌어서 외제차를 타겠다는 게 목표였다. 그렇지만 차를 두 번 바꿀동안 아직도 세계 무대에는 서지 못했다. 요즘은 나이에 연연하지 않고 마음을 좀 더 편하게 가지려고 노력하고 있다. 올해 안되면 내년이 또 있으니까. 내가 비켜줘야 후배들에게 기회를 줄 수 있다는 생각도 들지만, 커피를 처음 시작할 때 정한 목표를 꼭 이루고 싶다는 생각이 더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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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FFEE BARISTA

 

사이폰 커피의 매력에 대해 알려달라

개인적인 기준으로 봤을 때 핸드드립은 맛이 단편적이다. 반면 사이폰은 티 우리는 것처럼 침출식으로 추출하기 때문에 드리퍼보다 맛의 스펙트럼이 훨씬 넓다. 디폴트벨류에서 사이폰 커피를 채택한 이유는 최근 스페셜티 커피가 유행하면서 핸드드립 매장은 이미 충분히 많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그래서 우리 매장은 사이폰만으로 충분할거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집에서 사이폰 커피를 맛있게 즐길 수 있는 방법은 없나

사이폰을 사면 알코올램프가 같이 들어 있다. 알코올램프로도 기본 추출은 가능하지만 좋은 맛을 내기에는 조금 부족하다. 매장에서는 할로겐 열원의 빔히터를 사용하고 있다. 빔히터는 시간이나 열량을 제어할 수 있기 때문에 편리하지만, 비용이 부담될 수 있다. 가정용으로 출시되는 1구 제품도 가격 부담은 마찬가지다. 사이폰은 기기 가격대가 있어 마니아 중심으로 인기를 얻고 있다. 반면 핸드드립은 부담 없는 비용으로 집에서도 손쉽게 커피를 내릴 수 있어 빠르게 확산되었다. 집에서 사이폰 커피를 내려보고 싶다면, 처음에는 온라인에서 부담이 적은 중국산 빔히터를 구입해 사용해보는 것도 대안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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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FFEE BARISTA

 

바리스타 신창호의 올해 목표는 무엇인가

디폴트벨류를 하나의 브랜드로 키워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 방향성에 대해서는 여전히 고민 중이다. 매장을 하나 더 내는 방식이 될 수도 있고, 아카데미나 로스팅, 온라인몰 등 지금까지 병행해 온 일부 사업을 독립 브랜드화할 생각도 가지고 있다. 또 현재의 디폴트벨류가 커피를 즐기는 분들을 중심으로 알려진 마니아 중심의 브랜드라면 올해는 대중들이 친밀하게 다가올 수 있는 브랜드로 좀 더 적극적으로 홍보할 생각도 가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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