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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커피 위에 그린 꿈, 바리스타 이강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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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20.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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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빈 바리스타 ⓒCOFFEE BARISTA

 

커피 위에 그린 꿈, 바리스타 이강빈

 

전 세계 6위의 초대형 커피 소비국이지만, 세계에 이름을 알린 국내 바리스타는 그리 많지 않다

한국에서 태어났지만, 세계인에게 사랑을 받는 커피로 거듭난 크리마트’, 

커피 위에 꿈을 그리는 바리스타 이강빈을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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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FFEE BARISTA

 

바리스타 이강빈의 꿈

 

크리마트는 커피 위에 우유 거품을 이용해 특정 모양을 만드는 라테아트와는 전혀 다른 새로운 기법이다. 시연을 부탁하자, 이강빈 바리스타의 손길이 분주해진다. 밀크 폼을 올린 커피를 도화지 삼아 에칭 펜이 몇 번 움직이는 사이, 파란하늘과 하얀 구름이 모습을 드러냈다. 정교한 손놀림으로 완성한 빈센트 반 고흐의 별이 빛나는 밤은 마치 예술작품처럼 아름답다이강빈 바리스타는 라테아트는 따뜻한 커피를 이용하기 때문에 폼의 형태가 빨리 흩어지지만, 크리마트는 차가운 커피 위에 밀크 폼을 쌓고 식용색소로 그림을 그리기 때문에 형태를 오래 유지한다라고 설명했다.

 

현재 이강빈 바리스타는 카페 씨스루의 대표이자 아트 레시피 도서 크리마트의 저자, 서울예술종합대학 바리스타학과 교수로 다방 면에서 활동중이다. CNN, ABC, 워싱턴 포스트, 로이터통신 등 해외 방송에서 크리마트 작품을 촬영해가기도 하고, SBS 순간포착 세상에 이런일이, MBC 마이리틀텔레비전 등 국내 방송에 출연하기도 했다.

 

크리마트 아티스트로 명성을 얻은 그이지만, 가끔 그 꼬리표가 무거울 때도 있다. “오래 커피를 해왔지만 언제나 크리마트 중심으로 소개되다 보니, ‘그림 그리는 바리스타정도로 평가받을 때가 있다. 실제로 마리텔출연 제안을 받았을 때는 크리마트보다 직접 개발한 시그니처 메뉴 쪽에 포커스를 맞추고 싶다고 제안하기도 했다라고 조심스레 의중을 밝혔다.

 

이강빈 바리스타는 카페 메뉴 개발에 일찍부터 솜씨를 보였다. 카페 씨스루의 스카치노, 가매치노, 카라멜팅 같은 시그니처 메뉴 또한 그의 손을거쳐 완성되었다. 최근에는 카페 씨스루를 프랜차이즈화하면서 사업가로서 성공적으로 안착했다그렇지만 여전히 그는 꿈을 향해 이제 막 한 걸음 내딛는 기분이다. 앞으로는 카페 씨스루의 세계 진출 목표로 더욱 노력할 것이라는 포부를 드러낸다십 대에 커피라는 미지의 세계에 발을 담그고, 최고의 바리스타로 성장할 수 있었던 원동력이 되어준 커피라는 삶, 이제 그 꿈 위에 새로운 희망을 실어 나르는 그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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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FFEE BARISTA

 

십 대부터 커피를 시작했다고 들었다. 특별한 이유가 있었나

열여덟 살이 되던 해에 집 안 사정이 어려워졌다. 어린 나이였지만, 할 수있는 일이 없을까 고민하던 차에, 우연히 TV 뉴스에서 유망직업으로 바리스타가 소개되는 것을 보았다. 그걸 보고는, 왠지 내가 저 일을 잘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요리 분야에 관심이 있기도 했지만, 요리사는 어느 정도 포화 상태라 생각했기에 좀 더 새로운 직업으로 바리스타를 선망하게 되었던 것 같다.

 

실제로 바리스타 공부를 시작해보니 어땠는지, 생각한 대로 잘할 수 있는 직업이었나

당시 고향인 경북 상주에는 카페가 없었다. 친구들이 다방 놈이나 할 거냐라고 놀리기도 했다. 커피를 배울 수 있는 환경이 부족하다 보니, 커피 공부는 대부분 인터넷으로 했다. 당시 꽤 유명한 커뮤니티에 가입하기도 했다. 바리스타라는 직업에 대해 조언해 줄 사람이 없어, 커뮤니티에서 활동하는 바리스타들에게 무작정 메일을 보냈다. 대부분은 그냥 열심히 해보라는 정도의 답장이었지만, 단 한 명만은 달랐다. ‘힘든 일이니 하지 말라고 조언을 해주었다. 당시에는 지금보다 더 바리스타라는 직업이 저평가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오히려 그 현실적인 조언을 들으면서 오기 같은 게 생기기도 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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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FFEE BARISTA

 

창업도 꽤 일찍 했다고 들었는데, 그 어린 나이에 집안의 보조 없이 창업 비용은 어떻게 마련했는지 궁금하다

보통은 커피를 배우다가 적성에 맞거나 재미있어서, 또는 우연한 기회에 창업하게 된다. 하지만 내 목표는 처음부터 창업이었다. 바리스타로 성공하겠다는 목표 의식도 분명한 편이었다. 대학도 커피 바리스타 학과로 진학했고, 카페에서 경력도 충분히 쌓았다. 그런데 정말 이야기는 들었지만, 바리스타로 일을 해보니 돈을 모을 수 없는 경제구조였다. 당시 월급이 120만원 정도였던 걸로 기억하는데 정말 생활비만도 빠듯했다. 청년창업으로 지원금을 받으면 어떻게든 창업이 될 거라고 생각해 무작정 카페를 그만두었는데 직업이 없으면 대출이 안 된다는 걸 나중에 알았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때는 참 어렸던 것 같다. 결국 아르바이트를 조금 더 하고 이리저리 돈을 빌려서 5~6백만 원 정도 만들었다. 하지만 그 돈으로는 카페를 낼 수 없어 결국 반지하에 커피 교육실을 차렸다.

 

그 정도 돈으로 창업이 어떻게 가능했는지, 설비만 해도 비용이 꽤 많이 들지 않나

생각해보면 나는 굉장히 운이 좋은 사람이었다. 장비는 은혜롭게도 주변에서 빌릴 수 있었다. 당시에 바리스타로서는 최초로 공중파에 얼굴을 비추었는데, 선배들이 너 같은 사람이 잘되어야 바리스타의 미래가 있다라면서 커피머신을 무기한으로 빌려주기도 했다. 사업계획서를 작성하고 몇 년 동안 차근차근 갚아나갔다. 지금 이태원 매장에서 사용하고 있는 VBM 에스프레소 머신도 당시 일면식 없던 분이 도와주셨다. 당시 돈으로 약 2천만 원 정도였고 리미티드 에디션으로 국내에 몇 대 없던 제품으로 기억난다. 지금도 가장 애착 가는 기계다. 지금 다시 생각해보아도 말도 안 되는 인연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열정적으로 커피를 공부하는 후배들에게 나도 도와주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된다.

 

커피 교육실은 잘 운영되었나, 궁금하다

결과부터 이야기하자면 잘되지 않았다. 결국 사업은 이론과는 달랐다. 마케팅이나 홍보 등 많은 부분에서 너무 부족했다. 내 무기라고는 그동안 학교에서 배운 약간의 지식과 카페에서 일한 짧은 경력, 방송에 조금 나왔던 경험, SNS 운용 능력이 전부였다. 내가 그동안 알고 있는 지식만으로는 운영에 한계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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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 씨스루의 인기 메뉴 카라멜팅 ⓒCOFFEE BARISTA

 

그렇다면 지금의 씨스루는 언제 오픈하게 되었나

커피 교육실을 운영하고 있을 때였다. 감사하게도 운 좋게 투자를 받을 기회가 생겼고, 성수동에 있던 카페를 리브랜딩 해서 씨스루를 만들 수 있었다. 그게 첫 가게였다. 점차 투자처를 모집해나가면서 가게를 키워나갔고 2016년에 규모가 작아도 나만의 색깔을 담을 수 있도록 이태원으로 매장을 이전했다.

 

현재 홍대, 연남, 이태원, 학동 이른바 역세권에만 씨스루 매장이 위치해 있다

재작년에 프랜차이즈 카페에 대한 제안이 꽤 많이 들어왔다. 돈을 벌기위해서는 당연히 프랜차이즈 사업을 시작하는 게 맞다 생각했지만, 너무 서두르다가 실패라기보다는 차근차근 준비해서 나아가고 싶다는 생각에 고사했다. 작년 말이 되어서야 조금씩 다른 매장도 열었다. 이제는 어느 정도 매장 관리 시스템이 윤곽을 갖추어서, 현재 몇 군데 더 오픈을 준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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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FFEE BARISTA

 

크리마트는 어떻게 시작하게 되었는지 궁금하다

신사동 가로수길에 있는 커피 렉에서 매니저로 일할 때, 처음으로 크리마트를 만들었다. 그러니까 막 사업을 준비할 때쯤이었다. ‘블랙&화이트라고 룽고 위에 크림을 올린 아인슈페너 메뉴가 있었는데 우연히 그 위에 그림을 그렸다. 당시에는 캐릭터 라테아트정도로 이름 지었는데, 생각보다 반응이 좋았다. 더 잘 만들어 보고 싶다는 생각에 그 뒤부터 꾸준하게 연구하고 연습을 거듭했다. SNS에 공유하고, 방송에 소개되면서 점차 인기를 끌기 시작했고, 크리마트라는 이름으로 재탄생했다.

 

작품을 볼 때마다 그림 실력이 대단하다고 느껴진다. 원래 미술에 관심이 있었는가

일부러 그림을 배운 적은 없다. 예전에 커피 드로잉을 더 잘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미술을 전공하는 지인에게 물어본 적이 있었다. 그림을 잘 그리는 것과 별개로 형태를 잡는 감각은 타고 난다고 이야기하더라. 그냥 더 꾸준히 연습하라고만 조언해 주었다. 형태는 잘 잡는 편이지만, 실제로 미술 실력이 뛰어난 것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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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FFEE BARISTA - 이강빈 바리스타 인스타그램

 

SNS를 보면 다양한 작품들이 있다. 매장에서 판매하는 크리마트는 어떤 작품인가

단순하게 작품으로 그린 크리마트는 엄청나게 많다. 하지만 메뉴화시킨 것은 그렇게 많지 않다. 매장에서 판매하기 위해서는 여러 가지 조건이 맞아야 한다. 빠르게 완성할 수 있어야 하고, 소비자들에게 정확한 임팩트를 줄수 있어야 한다. 또 가격에 맞는 난이도, 저작권 문제 등이 해결되어야 한다. 지금 매장에서 판매하는 제품들은 약 1분이면 완성할 수 있는 간단한 그

림으로, 그동안 인기가 있었던 그림 중 몇 가지만 메뉴 디자인과 상표권을 등록한 것들이다.

 

다른 씨스루 매장에서도 크리마트를 판매하고 있나

물론 씨스루 매장 어디에서나 크리마트를 먹을 수 있다. 조금 전에도 이야기했다시피 판매할 수 있는 메뉴는 그림 자체가 어렵지 않다. 때문에 크리마트는 일반 메뉴와 스페셜 메뉴로 나누어 판매하고 있다. 어려운 그림은 바리스타의 능력에 좌우되기 때문에 매장마다 차이가 있지만, 일반적인 수준의 크리마트는 연습만 하면 누구나 충분히 그릴 수있기 때문에, 학생들에게도 가르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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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 씨스루 이태원점 인테리어 ⓒCOFFEE BARISTA

 

최근 코로나19로 인한 카페들의 피해가 적지 않다. 씨스루는 어떤가

이태원 매장은 코로나19의 타격이 가장 큰 곳이다. 크리마트가 CNN, ABC, WP 같은 외국 방송에 자주 소개되면서, 한국에 가면 꼭 가봐야 하는 카페로 꽤 유명해졌다. 이태원 매장의 경우에는 손님의 약 90%가 외국인이었기에 최근까지도 영향이 좀 있다. 물론 사업이 계속 평탄할 수만은 없으니, 다양하게 활로를 모색하는 중이다. 요즘은 인터넷에서 레오 쿠키를 판매하고 있는데 꽤 반응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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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FFEE BARISTA

 

예전과는 다르게 바리스타를 목표로 공부하는 학생들이 꽤 많아졌다. 선배로 조언을 한다면 어떤 말을 해주고 싶은가

커피를 업으로 생각하고 있다면, 바리스타라는 직업도 소중히 생각해주었으면 좋겠다. 업계에서는 여전히 바리스타들의 이직률이 높다고 이야기한다. 간혹 취업 후 조금 일하다가 카페 일이 생각과 다르다는 이유로 금방 이직을 생각하는 후배들이 있다. 물론 이직 자체가 나쁜 것은 아니다. 다만 그렇게 일하다 보면 경력은 길지만, 경력만큼 카페 업무에서 제 역할을 해내지 못하는 경우가 생길 수 있다. 커피 일로 성공하고 싶다면 조금 악착같이 일할 필요도 있다. 조금 더 바리스타 일에 대해 고민하고 준비가 되었을 때, 그때 취직을 해도 충분히 좋은바리스타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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